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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꽃·피자서 양말까지 '누르면 톡'..자판기 전성시대

관리자 | 2018-01-18 | 조회 3266

임대료·인건비 부담 없어 틈새 공간에 속속 들어서
자판기 전용 편의점 등장..관련 창업 문의도 늘어

이색 자판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돌 코리아는 바나나 자판기(왼쪽)를 설치했고, 서울 강남역에는 무인 자판기 커피매장 `터치카페`(가운데)도 등장했다. 홍대 앞이나 가로수길 등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에서는 꽃·인형 자판기(오른쪽)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 17일 서울 강남역 상권의 '터치카페'. 약 18㎡(5.5평) 매장에는 사람 없이 자동판매기(자판기)만 4대가 설치됐다. 자판기별로 이탈리아 원두와 프랑스 원두로 만든 커피, 일반 캔음료와 생수, 초콜릿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자판기 화면에서 '밀크티'를 터치하고 신용카드로 2100원을 결제했다. 7~8초 기다리니 우유 거품이 덮인 밀크티가 나왔다. 터치카페를 운영하는 WCM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점심시간에 이용하는 직장인이 가장 많고, 출근길 아침 손님도 많은 편"이라며 "기계에 세척 기능이 있어, 하루 한두 번 정도 매장을 청소하는 인력만 두면 된다"고 말했다. 학동에 위치한 18㎡(5.5평) 매장 기준으로 하루에 250~300잔이 판매된다.

#2 대학생 장 모씨(26)는 최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자판기에서 여자친구에게 줄 꽃을 샀다. 가격이 9900원으로 부담이 작고, '드라이플라워'로 불리는 말린 꽃이라 오래 볼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상품 번호를 누르고, 카드로 결제하자 자판기 유리문이 열리고 꽃이 나왔다. 장씨는 "기념일 등 꽃이 필요할 때 자판기가 있으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판기가 거리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커피나 음료수만 나오던 과거의 자판기와 달리 피자, 샐러드 등 간단한 식사류에서 꽃, 건강보조식품, 양말, 고민 상담에 이르기까지 아이템도 다양하다.

꽃 자판기는 가장 인기가 높은 아이템 중 하나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꽃 자판기 관련 업체는 10여 곳. 양재준 꽃공장 대표는 "강남, 논현, 신사, 대학로, 신촌 등에서 자판기 5대를 운영하는데, 신사동에서만 지난달 순수익을 200만원 정도 올렸다"고 말했다. 꽃 자판기 제조업체 '꽃너울'은 직영자판기 9대, 창업 문의를 받아 간접 관리하는 자판기 8대 등 총 자판기 17대를 운영한다. 꽃너울 관계자는 "유동인구에 따라 순수익이 적은 곳은 한 달에 70만원, 많은 곳은 200만원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피엔푸드시스템이 운영하는 '렛츠피자'는 이탈리아의 피자 자동 제조 판매 기계를 수입해 2016년부터 설치했다. 원하는 피자를 선택하면 기계가 도를 반죽하고, 토마토소스를 바른 뒤 토핑을 얹어 380도 오븐에서 굽는다. 소비자가 포장된 피자박스를 받는 데까지 2분30초가 걸린다. 피엔푸드시스템 관계자는 "모든 공정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받았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창업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몸매 관리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샐러드 자판기도 늘고 있다.

홈플러스 강서점, 오버더디쉬 시청점 등에 5개 자판기를 설치한 샐러드판다의 김성학 대표는 "20·30대 직장인과 여성 소비자들이 샐러드 자판기를 애용한다"며 "많이 팔리는 곳은 하루 30개 이상 나간다"고 말했다. 유어프리지, 네이키드 샐러드 등 샐러드 자판기 업체들도 꾸준히 세를 늘려가고 있다.

바나나 수입업체 돌 코리아는 2011년부터 용산역과 영등포역, 홍대입구역, 왕십리역, 국민대 등에 '바나나 자판기' 6대를 설치했다. 바나나 1개에 1100원, 바나나 케이스는 1600원에 판매한다. 돌 코리아 측은 "자판기 한 대당 하루 20개 안팎으로 팔린다"고 설명했다.

자동 판매기기를 활용한 빌딩 속 '미니 편의점'도 곧 등장한다. 편의점 미니스톱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자판기만 설치하는 매장을 운영한다. 대형 오피스빌딩 근무자가 주요 타깃이다.

미니스톱의 자판기 품목은 미니 편의점 수준으로 다양하다. 자판기 4~5대에서 김밥과 샌드위치, 도시락, 컵라면 등 식사류를 구매할 수 있다. 음료, 유제품, 과자, 빵도 판매한다. 자판기 바로 옆에는 전자레인지와 온수기를 설치해 삼각김밥이나 도시락 등 간편식을 데울 수 있다. 관리는 인근 점포에서 맡는다. 미니스톱은 오피스가 대형 빌딩과 가까운 직영점을 대상으로 '자판기' 편의점 입지를 고심하고 있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자판기 수익이 자판기를 관리하는 인근 점포로 합산되는 방식이라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판기는 1970년대 '밀크커피' '율무차' 등을 뽑는 커피자판기로 일본에서 주로 수입됐다. 2008년 전국에 6만8194개까지 늘어났던 자판기는 2010년 5만7571개, 2012년 4만8556개, 2015년 3만4556개로 급감했다. 골목마다 커피전문점이 생기고, 편의점에서도 1000원대 커피를 취급하면서 자판기 커피·음료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2인 가구가 늘면서 각종 음식류와 모자, 양말, 휴대폰 케이스 등 이색 제품이 커피 자판기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한준섭 글로벌창업연구소 대표는 "최근 한국에 들어오는 자판기 아이템 대부분은 일본에서 2000년대 초반~2010년 사이에 유행했던 식품류"라며 "일본처럼 자판기가 매장의 한 형태가 되려면 소비 문화 변화, 규제 완화 등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 이희수 기자]

 

http://v.media.daum.net/v/2018011717120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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