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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1] 떡볶이·카페·횟집·경비까지…넓어지는 '무인지대'

관리자 | 2018-01-10 | 조회 1564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무인 카페. 2018.1.7/뉴스1 © News1

 

 7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한 카페. 약 2평 크기의 가게 안엔 종업원이 한 명도 없다.  

조모씨(24)는 익숙한 듯 무인결제기로 다가가 카페라떼를 주문했다.  

조씨는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되니까 오히려 편하다"고 말했다.

기계가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는 무인(無人)지대가 나날이 넓어지고 있다.  

패스트푸드점은 물론 PC방, 카페, 경비업무에 이르기까지 무인서비스가 활용되는 곳은 다양하다. 긍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우려도 크다.

사업자 입장에서 무인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이다. PC방 매니저 이모씨(25)는 "무인결제기 2대가 없었다면 직원이 3명은 필요했을텐데 지금은 2명이면 넉넉하다"며 "가끔 라면 끓여주는 것 외에 직원이 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우동가게를 운영하는 한 사장도 "직원을 1명 절약하는 것 아니냐. 음식도 손님이 직접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홀 직원이 따로 없어도 된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요리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님들도 무인결제·주문에 점차 익숙해지는 모습이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위모씨(26)는 "1년 전만 해도 주문을 위해 카운터로 오는 사람이 꽤 있었다"며 "지금은 카드결제 오류가 난 사람 말고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딸과 함께 한 떡볶이집에 들어선 오모씨(45·여)도 자연스럽게 기계로 가 주문을 마쳤다. 오씨는 "바로바로 원하는 걸 주문할 수 있어 편하다"며 "이 가게는 두번째지만 다른 곳에서 많이 해봐서 익숙하다"고 말했다. 이 곳 직원은 "사람이 한 명 서있는 것과 똑같다"고 설명했다. 


영등포구의 한 횟집 역시 주문·결제·서빙 모두 '셀프'로 운영하고 있었다. 종업원은 "30~40대 주요 고객층은 다들 셀프시스템을 이해한다"며 "다만 간혹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오면 융통성 있게 술을 서빙해 드리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기계가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데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조경모씨(26)는 "지하철에 무인발권기가 도입된 이후 역무원이 많이 줄지 않았냐"며 "무인주문 시스템이 늘다보면 결국 단순업무가 모두 대체돼 종업원들이 일할 곳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연세대에서는 무인경비시스템 확대를 놓고 학교와 용역업체, 노동자들이 갈등을 빚고 있기도 하다. 연세대는 지난해 경비노동자 14명이 정년퇴직하면서 생긴 결원을 충원하지 않고 일부 경비초소를 폐쇄하기로 했는데, 노동자들은 "기존 근무자들의 업무를 가중시킨다"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부분까지 무인화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연세대 경비노동자는 "아무리 기계화가 좋다지만 사람이 할 일이 있다"며 "경비원이 없으면 학생들이 급한 일이 있을 때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경비노동자 최모씨(66)도 "사람이 있고 없고는 천지 차이"라며 "등산객 등 외부인 출입과 냉난방 관리, 문의사항 응대 면에서도 사람이 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따라 무인시스템 도입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명 중 1명(24.6%)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으로 '무인화·자동화 등 자본투입 확대'를 꼽았다. 고용축소(37.7%)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김세현 기자, 류석우 기자, 박주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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